포커 게임 플랫폼 사업을 위한 사고 실험

오성민
March 28, 2025
홈으로 돌아가기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포커를 좋아했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포커를 즐겨왔는데, 주로 다음과 같다.

1. 홀덤 펍

고등학생 때 처음 포커에 관심이 생기고, 집 근처 홀덤 펍에서 열리는 토너먼트에 참가했었다. 당시 3~4만원 정도의 참가비를 내고 참가했다가 운이 좋게 파이널 테이블까지 갔다. 최종 4위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상품으로 이영호 선수의 싸인이 된 키보드와 마우스를 받았었다. 아마 이 경험이 본격적으로 포커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러나 포커에 대해 알게 될수록, 국내 홀덤 펍의 게임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업장의 이익을 위해서는 회전율을 올려야 하기에 당연한 일이겠지만, 비정상적으로 짧게 설정된 게임 시간과 전략보다 운에 기대는 플레이어들의 성향이 맞물려 실력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전략게임보다 확률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는 '도박'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심지어 게임 참가비도 평균 1시간 플레이를 위해 3~4만원을 내야하는 등 비교적 비싼 편인데다, 현금성 시상을 하기 때문에 도박죄에 해당될 리스크도 있다. 실제로 최근 편법으로 도박 행위를 알선한 홀덤 펍이 다수 적발되고 있기도 하다.

2. 친구들과 플레이

친구들에게 포커를 소개해주고 함께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최소 4~5명은 모아야 하는데 그 자체가 쉽지 않았다. 적절한 장소를 찾거나 카드와 칩 등 용품을 구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친구 중 한 명은 딜러 역할을 겸해야 한다는 것도 단점이다. 결국 친구들과 포커를 치는 것은 오래 가지 못했다.

3. 온라인 포커

온라인 포커는 그 특성 상, 상대의 행동과 표정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아예 배제된 상태에서 순수히 확률적, 통계적 사고로 게임에 접근해야 한다. 물론, 온라인 포커에서도 다양한 심리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오프라인 포커를 치며 느낀 상대와의 심리 게임에서 오는 희열을 느끼기는 힘들었다. 오프라인 포커와 온라인 포커는 아예 다른 게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로 포커를 접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1)불법성이 없으며 2)전략과 실력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수 있도록 충분한 플레이타임과 게임의 수준이 보장되고 3)합리적인 가격에 플레이할 수 있는 경로는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나는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는 오프라인 포커 게임 플랫폼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포커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현금성 보상이 없더라도 흥미를 위해 기꺼이 돈을 내고 포커 게임에 참가할 것이다.

위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계획하였다.

  1. 남자 대학생을 주 고객층으로 하여 대학교 내에서 포커 게임을 연다.
  2. 참가비를 0원, 1,000원, 5,000원, 10,000원 등 다양하게 조정하며 게임 참가 수요를 비교한다.
  3. 보상이 없을 때, 비현금성 보상(기프티콘 등)이 있을 때, 현금성 보상이 있을 때의 각 경우에 대해 게임 참가 수요를 비교한다.

위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나는 일주일 안으로 학교 내 강의실을 대여하고 실제로 포커 게임을 주최할 생각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아예 무료인 것과 1,000원이라도 지불하는 것은 거의 하늘과 땅 수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참가 비용은 1,000원으로 하여 9명을 모집해서 게임 개최를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만약 참가자 모집이 안 돼서 첫 번째 게임 주최에 실패한다면 이 아이디어는 폐기될 것이고, 만약 성공한다면 주기적으로 게임을 열어 고객을 획득하기 위한 최적의 두 변수(비용과 보상)를 확인할 것이다.

위에서 세운 두 가설이 참으로 판명된다면, 이후 사업화 계획은 다음과 같다.

  1. 서울의 주요 대학으로 확장하여 운영한다. 또는 대학생에서 확장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2. 어플 등을 개발해 '내 전적' 및 '랭크 시스템'을 도입해 현금성 보상 없이도 게임에 지속적으로 참가할 유인을 제공한다.
  3. 포커 외의 보드게임 및 다양한 활동을 주선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본 아이디어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1. 시장이 작다. 2024년 기준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재학생 수는 약 23만 명이다. 이 중 한 달에 1회 이상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을 낙관적으로 2%로 설정하면 MAU가 4,600명이고, 고객이 1회 서비스 이용 시 지불하는 비용을 5,000원으로 설정하였을 때 한 달에 기대 가능한 매출은 2,300만원이다. 공간 대여비, 인건비, 기타운영비 등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은 그보다 훨씬 낮은 수치일 것이다.
  2. 법률적 리스크가 있다. 물론 아직 실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가설에 대해 임의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아무런 보상 없이 순수한 흥미를 위해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의 비중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일정량의 보상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도박죄에 해당할 염려가 있다.

사실 본 아이디어는 '플랩풋볼'에서 영감을 얻었다. 플랩풋볼은 풋살이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1만원 내외의 요금을 받고 인원을 모아 경기장, 심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풋살 매칭 서비스이다. 위 아이디어가 잘 정착한다면 포커를 비롯한 '마인드 스포츠'계의 플랩풋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만간 가설 검증을 위한 실험의 결과와 함께 돌아오겠다.